바다의 포르쉐라 불리는 경이로운 생명, 참치.
그 치명적인 매력에 마음을 빼앗긴 한 사람의 고백입니다.
참치를 멀리한 지 일주일만 지나도 그 고소한 풍미가 사무치게 그리워집니다. 때로는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아보기도 하지만, 한 달을 넘기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도 친구의 참치 먹으러 가자는 한마디에 만사를 제쳐두고 나서는 길.
그 발걸음에는 참치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애정이 담겨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저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참치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단순히 좋아하는 단계를 넘어, 어떤 경외심마저 느껴질 정도라면 믿어지실까요?
참치가 좋아 참치 가게를 시작했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세상의 수많은 외식업 중에서도 참치집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다른 길을 걸었을 것입니다.
제 인생의 유일한 선택지는 오직 참치뿐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깊고 푸른 참치에 얽힌 서사를 풀어보려 합니다.
참치는 표준말로 #다랑어라고 불립니다.
익숙한 이름 대신 다랑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고유한 특징을 구별하기 위해 참다랑어, 눈다랑어, 황다랑어, 날개다랑어, 가다랑어라는 이름을 붙여 비로소 온전한 정체성을 찾게 됩니다.
복잡한 학술적 분류를 떠나 참치는 그 자체로 거부할 수 없는 미각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등 푸른 생선 특유의 선명한 붉은 살결은 뇌 건강에 이로운 영양을 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육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녹진하고 깊은 맛이 일품입니다. 이는 감칠맛의 핵심 성분인 이노신산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이 선물한 천연 조미료의 맛에 한 번 길들여지면, 참치라는 중독에서 벗어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복잡한 성분 분석표를 늘어놓지 않아도 참치의 선함은 그 결에서 느껴집니다. 주방에서 참치를 손질하다 보면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지방이 풍부한 참치임에도 하수관이 막히는 법이 없습니다. 혈관을 정화하는 불포화지방산의 이로운 성질이 주방의 물길에서도 고스란히 증명되는 셈입니다.
참치 전문점에서는 주로 #참다랑어, #눈다랑어, #황다랑어를 사용합니다. 때로는 흰 살에 붉은 점이 맺힌 #황새치를 만나기도 하는데, 특유의 고소함 덕분에 입문자들이 선호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통 다랑어의 범주에서 보자면 #황새치와 #황다랑어는 주로 대중적인 식당에서 즐겨 찾는 어종입니다.
우리 가게에서는 오직 참다랑어와 남방 참다랑어의 뱃살, 그리고 눈다랑어 뱃살만을 엄선하여 올립니다. 특히 남방 참다랑어는 비록 크기는 작을지언정 그 식감과 향이 탁월하여 미식가들이 아끼는 고급 어종입니다.
#참치전문점의 가격 차이는 정직한 원재료의 가치를 반영합니다. 어떤 어종과 어느 부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천차만별입니다. 참다랑어는 눈다랑어보다 세 배 이상 귀한 몸값을 자랑하며, 같은 어종 안에서도 부위에 따라 대여섯 배의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메뉴판에 담긴 숫자는 곧 그 부위가 지닌 희소성의 기록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뱃살은 참치 한 마리에서 단 25%만이 허락되는 귀한 선물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오해 하나를 풀어보자면, 우리가 흔히 '배꼽살'이라 부르는 부위는 사실 생명의 순환이 흐르던 혈관과 림프의 자리입니다. 알에서 태어나는 물고기에게 배꼽이 있을 리 없지만, 세로로 절단했을 때 나타나는 그 오묘한 문양이 마치 배꼽을 닮아 지어진 정겨운 이름입니다.
뱃살의 향연은 목 부위의 가마도로에서 시작해 꼬리 방향으로 번호가 매겨집니다. 앞쪽 부위일수록 지방의 풍미가 짙고 고귀하게 대접받으며, 단계를 내려갈 때마다 그 가치와 가격도 세밀하게 조정됩니다.
최고급 부위인 #가마도로의 선분홍빛 마블링을 마주하면 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다만 허락된 양이 너무나 적어 그 귀함이 더욱 돋보이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마니아들이 손꼽는 것은 1번 도로 부위입니다. 가마도로의 화려한 기름짐이 조금 부담스러울 때, 단백질과 지방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1번 도로는 참치 본연의 풍미와 감칠맛을 가장 우아하게 전해줍니다. 우리 가게에서는 가마도로와 1번, 그리고 4번 도로를 조화롭게 구성하여 각기 다른 감동을 드리고자 합니다.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어종은 #남방참다랑어, 이른바 '미나미'입니다. 양식이 불가능한 자연의 선물로, 거친 바다에서 자란 만큼 탄탄한 식감과 깊은 향을 품고 있습니다. 수급과 관리가 까다롭고 갈변 현상도 잦아 다루기 어려운 어종이지만, 그 수고를 감수할 만큼 매력적인 맛을 선사합니다.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는 #눈다랑어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눈다랑어의 뱃살을 '복육'이라 부르며 특별히 관리합니다. 최고의 복육을 손님상에 올리기 위해 좋은 물건을 선점하려 늘 치열한 공을 들입니다.
참치의 미학은 완성하는 것은 바로 #해동입니다.
단순히 얼음을 녹이는 것이 아니라 영하 50도의 시간을 깨워 최적의 풍미를 이끌어내는 숙건의 과정입니다. 냉기를 걷어내고, 정교하게 재단하여 숙성하는 모든 일련의 작업이 한 점의 참치에 담깁니다.
저는 완전 해동과 두툼한 식감, 그리고 정갈한 수분 제거라는 세 가지 철칙을 고수합니다. 생선의 신선함은 기본이요, 그 기본 위에 정성을 더하는 과정입니다.
완전 해동은 맛을 온전히 느끼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우리 혀의 미뢰는 차가운 상태에서 맛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합니다. 차가움은 맛이 아니라 자극이자 통증일 뿐이지요. 미뢰가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비로소 참치의 참맛이 열립니다. 간혹 차가운 참치를 원하시는 분들께는 정중히 우리의 철학을 말씀드리곤 합니다.
두툼한 두께는 기분 좋은 저항감, 즉 식감을 선물합니다. 닭다리를 뜯을 때의 즐거움처럼, 적절한 부피감은 참치의 풍미를 극대화합니다. 이 식감의 마법 또한 완전 해동이 뒷받침되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마지막으로 정갈한 차림새를 위해 물기를 철저히 제거합니다. 아름답지 않은 음식은 맛도 없다는 것이 저의 믿음입니다. 물기가 흥건한 참치에는 선뜻 젓가락이 가지 않기 마련입니다. 냉기가 남은 참치에 맺히는 수막은 참치의 자태를 해치는 방해꾼이기에, 저는 그 모습을 결코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 정성 어린 과정을 거쳐 손님상에 오르기까지 최소 두 시간의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해동부터 숙성까지, 시간이 빚어내는 맛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예약제를 고집합니다. 최상의 상태로 준비된 참치를 가장 맛있게 드실 수 있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예약 없이 오시는 분들을 맞이할 때면, 더 정성껏 대접해 드리지 못하는 마음에 당혹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다행히 이제는 많은 분이 이 기다림의 가치를 이해해주시고 예약을 정착시켜 주셨습니다.
참치를 향한 저의 짝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사장님은 참치가 질리지도 않으세요?"라는 직원들의 물음에 저는 웃으며 답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맛이 참치라네. 자네도 이 깊은 한 점을 맛보게나."
저는 여전히 참치를, 그리고 그 참치를 마주하는 순간을 사랑합니다.
#참치사랑
#방이동
#골드참치
#참치성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