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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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기능, 그리고 태도가 완성하는 전문성의 가치

서점의 자기계발 코너 앞에 서면, 가끔은 서늘한 죽비 한 대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자신에게 투자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시간을 정교하게 관리하라는 문장들이 나태해진 마음을 조용히 꾸짖는 것만 같습니다.

사실 요즘은 삶의 호흡이 조금 느려졌습니다. 생각의 깊이도 얕아지고 움직임도 소소해졌지요. 익숙한 반경 안에서 업무를 해결하고, 새로운 인연보다는 현재의 관계에 안주하며 평온함을 즐기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는데, 서점에서 마주한 그 글귀들이 제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모양입니다.

치열하게 자기계발서를 탐독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인문학적 성찰보다 유튜브의 편리함에 마음을 내어주곤 합니다. 지식의 깊이가 얇아 보이는 아쉬움은 있지만, 잘 정리된 구성을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시간 대비 효율성 때문일 것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유튜버들의 시각이 가끔은 가볍게 느껴지더라도, 그 안에서 얻는 이익이 분명히 있기에 나름의 방식으로 지식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사물의 정의를 내리고 어원을 살피는 일을 즐겨왔습니다. 명확히 정의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온전히 알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본질적인 질문 앞에서는 종종 말문이 막히곤 합니다.

미소가 왜 좋은지,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부모님께 효도해야 하는지. 나아가 구름이 흐르고 계절이 순환하며 물이 흐르는 그 지극히 당연한 섭리들까지 말입니다. 역사의 반복이나 정의의 의미, 그리고 내 인생이 바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묻는 그 순간,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모르고 있었는지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지식이란 대상을 정의하는 과정에서 완성됩니다.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그 본질을 한 문장으로 담아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소중히 여기는 덕목 중 하나는 '원칙'입니다.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준을 넘어, 어떤 시대나 환경에서도 우리를 올바르게 인도하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저는 그 원칙을 따르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있다는 '인과의 법칙'을 굳게 믿으며 말이지요.

한번은 '겸손'이라는 덕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태도라고 답했더니, 돌아온 대답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정직함이 곧 겸손"이라는 것이었죠.

덧붙여 내가 아는 것은 나를 통해 그분의 뜻을 나타내려 하시는 것이라는 그 통찰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결국 저는 그 명쾌한 정의에 감탄하며 기꺼이 술 한 잔을 대접해야 했습니다.

생각할수록 명료하고 깊이 있는 정의였습니다.

지금은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고 있지만, 한때는 이처럼 지식을 정의하고 어원을 밝히는 일에 뜨거운 갈증을 느끼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지식과 지혜는 엄연히 다른 영역입니다.

지식이 대상을 명확히 정의하는 일이라면, 지혜는 정의된 가치를 현실에 적용하고 구체적인 사례로 풀어낼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적용하고 살아있는 사례를 들어주는 일.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은 누구나 알지만, 웃음이 어떻게 복을 부르는지 자신의 삶을 통해 증명해내는 것은 지혜의 영역입니다. 시의적절한 사례로 타인의 마음을 열고, 자신의 삶을 통해 그 진리를 구현하는 사람. 지식에 삶의 경험을 더해 살아있는 지혜를 갖춘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른 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늘 말하지만, 정작 시간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못한 채 관리를 시도하곤 합니다. 본질을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을까요. 지식과 지혜를 겸비한다는 것은 이토록 멀고도 험난한 여정입니다.

학습의 과정에서는 지식, 기능, 그리고 태도라는 세 가지 측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먼저 지식은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앎의 단계입니다. 마케팅부터 도덕과 양심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수많은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이지요.

기능은 그 지식이 몸에 배어 숙달되는 단계를 말합니다. 운전이나 용접이 이론만으로 불가능하듯, 반복된 연습을 통해 기술이 내 것이 되는 과정이 바로 기능 교육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태도'입니다. 사물과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인 태도는 삶의 원칙과도 깊이 닿아 있습니다. 저는 젊은 이들에게 늘 이야기합니다. 능력의 차이는 처음엔 커 보일지라도, 태도의 작은 차이가 결국 그 격차를 뛰어넘어 삶의 풍경을 바꾼다고 말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결국 태도의 힘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고기를 썰어주느냐에 따라 김가가 되기도 하고 김서방이 되기도 하는 백정의 이야기처럼, 우리의 일상은 수많은 태도의 순간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결국 인생의 깊이와 성취를 결정하는 것은 이 마음가짐의 차이임을 다시금 새겨봅니다.

수많은 생각의 편린들을 뒤로하고 조용히 글을 맺습니다.


오늘은 잠시 여정을 떠나고 있습니다. 고향에서 아버지와 형제처럼 지내셨던 이웃집 어른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술 한 잔을 올리러 가는 조문 길입니다.

차창 너머로 스치는 풍경이 유독 평온합니다. 운전할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산과 들, 하천,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의 모습이 오늘따라 참으로 예쁘고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글을 쓰려 할 때면 이 모든 풍경이 아름다운 방해꾼이 되곤 합니다. 한참 글감이 떠올라 써 내려가다가도 밖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주제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작은 화면 위로 정성을 다해 한 자 한 자 눌러 담는 인내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오늘의 기록이 하나씩 완성되어 갑니다.

풍요로운 계절의 선물에 감사하며, 여전히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