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의 일상을 특별한 순간으로 바꾸는 미식의 기적
2021.03.15일요일의 아침은 유독 팽팽한 긴장감을 머금고 시작됩니다. 주방을 든든히 지키는 실장의 휴무일, 골드참치의 불을 밝히는 것은 오롯이 남겨진 이들의 몫입니다. 누군가는 쉼 없는 일과를 묻기도 하지만, 작은 가게가 지닌 숙명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우리는 세상이 잠시 멈추어 서는 시간에 가

일요일의 아침은 유독 팽팽한 긴장감을 머금고 시작됩니다. 주방을 든든히 지키는 실장의 휴무일, 골드참치의 불을 밝히는 것은 오롯이 남겨진 이들의 몫입니다. 누군가는 쉼 없는 일과를 묻기도 하지만, 작은 가게가 지닌 숙명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우리는 세상이 잠시 멈추어 서는 시간에 가

리더십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펜을 들어봅니다. 인재개발원을 운영하던 시절에는 일상 같았던 개념들이 외식업이라는 현장에서 7년의 세월을 보내며 조금씩 희미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더 늦기 전에, 마음속에 고여 있던 리더십의 조각들을 문장으로 갈무리해두려 합니다. 1. 방향의 설정 우

"어느 댁 자제분인지 참으로 수려하다는 인사가 입가에 머물렀습니다." 입구에서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 청년의 모습이 하도 맑고 건강해 보여 건넨 진심 어린 덕담이었습니다. 잘 정돈된 오늘날 청춘의 초상을 마주한 듯해 반가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곁을 지키는 연인의 미소 또한 참으로 어여

바다의 포르쉐라 불리는 경이로운 생명, 참치. 그 치명적인 매력에 마음을 빼앗긴 한 사람의 고백입니다. 참치를 멀리한 지 일주일만 지나도 그 고소한 풍미가 사무치게 그리워집니다. 때로는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아보기도 하지만, 한 달을 넘기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깊은

서점의 자기계발 코너 앞에 서면, 가끔은 서늘한 죽비 한 대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자신에게 투자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시간을 정교하게 관리하라는 문장들이 나태해진 마음을 조용히 꾸짖는 것만 같습니다. 사실 요즘은 삶의 호흡이 조금 느려졌습니다. 생

방이동의 번잡한 먹자골목에서 조금 비껴난 곳, 건물의 2층 깊숙한 자리에 골드참치가 있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입구 덕에 처음 오시는 분들은 길을 헤매기도 하는, 흔히 말하는 좋은 상권과는 거리가 먼 공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음을 옮겨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을 마주할 때면,

좋은 재료를 찾는 걸음은 늘 가락시장의 새벽 공기 속으로 향합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락시장에서 식재료를 살피는 일은 저의 소중한 일상입니다. 몇 년 전 현대화 작업을 통해 가락몰이 들어서며 재래시장의 투박한 정취는 조금 옅어졌습니다. 깨끗하고 편리한 유통 환경을 지향하는 변화 덕

허영만 화백의 서사시, 을 곁에 두고 자주 펼쳐보곤 합니다. 전 권을 소장하며 몇 번이고 다시 읽는 이유는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 너머, 그 속에 담긴 사람 사는 냄새가 좋아서입니다. 음식은 그 자체로도 존재 가치가 충분하지만, 그것을 마주하는 이의 마음가짐에 따라 그 가치는 전혀

참 오랫동안 마음 한구석에 담아두었던 고민이 있었습니다. 바로 소주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보통 식당에서 마주하는 술잔은 주류업체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익숙한 소모품입니다. 큰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비용도 들지 않으니, 열이면 열 당연하게 그 잔들을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어느덧 거리에서 사람들의 표정이 사라지고 마스크가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선반 위의 생필품들이 서둘러 자취를 감추는 풍경 속에서 낯선 긴장감이 감도는 요즘입니다. 종일 마스크를 쓰고 손님을 맞이하다 보면, 답답한 공기만큼이나 마음 한구석도 무거워지곤 합니다. 송파의 공기도 예외는 아닙니

“ 한 송이 꽃이 고귀한 이유는 그 꽃을 피우기 위해 견뎌온 시간 때문입니다. 가장 소중한 가치는 정작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물러 있습니다. 석촌호수 다리 아래에서 만난 문장 ” 제가 마음 깊이 품고 있는 철학입니다. 우리는 흔히 손에 잡히는 결과만을 쫓는 습관이 있습니다. 당장 눈

초원의 치타가 영양 임팔라를 쫓는 광경은 치열한 생존의 서사입니다. 육지에서 가장 빠르다는 포식자와 살아남으려는 피식자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결국 더 절박한 쪽이 승리하는 법, 영양은 생사의 기로에서 몸을 비틀며 치타를 따돌립니다. 때로는 포식자의 발톱을 피하지 못해 누군

"하늘과 땅, 그리고 바람의 향기를 오롯이 느끼며 살고 싶습니다. 그래야 비로소 마음이 선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골드참치라는 이름으로 손님들을 맞이한 지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오랜 시간 몸담았던 인재개발 사업을 정리하고, 참치를 다루는 식당의 문을 열었

창밖으로 오전의 빛이 낮게 깔리던 시간이었습니다. 먼 고향에 계신 어머니로부터 다정한 안부 전화 한 통이 걸려왔지요. 어머니는 요즘 처마 밑에 둥지를 튼 제비 가족의 일상을 훔쳐보는 재미에 푹 빠져 계신다며, 어린아이처럼 설렌 목소리로 소식을 전하셨습니다. 세찬 장맛비 속에서도 어디

"연아, 물 아껴 써라. 다 죄가 된다." 토방 끝에 앉아 볕을 쬐시던 할머니의 목소리가 아스라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어린 시절, 우물가에서 거품 세수를 하던 제게 건네시던 투박하지만 정직한 훈계였습니다. 작두 펌프를 만드는 일은 그 자체로 정성이 깃든 노동이었습니다. 행여 잊힐까 싶어